[앵커]
불법 감청 정황이 담긴 미국의 1급 기밀 유출 사태로 동맹국들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미국의 도감청 기술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엿볼 수 있는 걸까요?
세계를 보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과 25m 떨어진 곳에 감청 장비가 설치됐습니다.
사무실 안을 밝히고 있는 전구.
안에서 흘러나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문 목소리는 그대로 전달됩니다.
[현장음]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겁니다!"
실내 조명의 미세한 흔들림을 포착해 정보가 새어나가는 겁니다.
이번엔 사무실 컴퓨터 자판을 통해 일급기밀이라고 화면에 입력합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지도 않았지만 밖에 서있는 남성의 스마트폰에똑같은 글자가 전달됩니다.
창문이나 벽의 미세한 떨림을 레이저로 감지하는 기술은 이미 해묵은 불법 감청 장치가 됐습니다.
최근 미국에선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 속 전자파를 감청하는 이른바 '템페스트'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파이웨어 같은 개인 정보 탈취 프로그램이 주된 감청장비가 됐습니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사용자 몰래 침투한 프로그램이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빼냅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해저 케이블도 잠수함을 이용해서 다 태핑(불법감청)하거든요. 스파이웨어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암호화 되기 전에 가로채지. 기술적으로는 영화에 나오는 것들이 다 가능하고…"
지난 2013년 미국은 동맹국인 독일의 메르켈 당시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넘게 도청했고, 덴마크를 지나는 해저 통신케이블을 통해 유럽 정치인들의 통화 내용도 빼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불법감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기밀 문서 100페이지 분량이 유출되면서 또 다시 주요 동맹국의 대화를 몰래 훔쳐봤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앵거스 캠벨 / 호주 국방총장]
"정보 보안 유지는 동맹국간 신뢰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일은 매우 심각하며…"
테러 방지 등 국익을 위한 첩보 활동이 목적이지만, 일부 기밀이 유출된 우크라이나는 작전 계획을 새로 세워야했습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진실과 거짓이 혼재돼 있어요. 심리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유출한 겁니다."
재래식 전투만큼 첩보전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국익과 동맹 관계의 사이에서 각국은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전혜정입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배시열
전혜정 기자 hye@ichannela.com